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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정보통

작가노트) #3. 스튜디오 렌카

by 기업강사 북두지성 2022.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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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렌카라는 스튜디오에 소속된 작가들이 그림을 그리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의 이름에는 특별한 뜻이 있는데 알아보자.

1) 스튜디오 렌카

스튜디오 렌카는 엘살바도르의 라파스라는 지역에서 태어났다. 여기서 '렌카'의 의미가 나온다. 렌카는 엘살바도르의 조상을 뜻한다. 그리고 '스튜디오' 를 더 면밀히 살펴보자. 스튜디오는 단순히 보면 작업실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에겐 더 확장된 개념이 들어간다. 그에게 스튜디오란 실험적인 공간이며 끊임없이 변화되는 장소다. 아마 그의 작업실에서 다양한 작품이 탄생되기 때문에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


2) 스튜디오 렌카 작품 & 그의 이야기

최근 탕 컨템포러리 아트 서울 갤러리에서 스튜디오 렌카의 개인 전시가 있었다. 개인전의 주제는 I''m working on leaving. 단순히 한글 해석만 보면 난 떠나는 일을 하고있다...인데 작가의 성장 배경을 고려했을 때 이 말 속엔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스튜디오 렌카는 엘살바도르에서 1986년에 태어났다. 젊은 작가 스튜디오 렌카.

잠시 스튜디오 렌카의 유년시절을 살펴보자.

그가 태어나기 전부터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 두 국가의 관계가 좋지 않았다. 축구전쟁이라는 말을 들어봤다면 잘 알것이다. 오로지 축구 때문에 벌어진 전쟁은 아니다. 두 국가의 위치는 상당히 인접한 편이다(캐나다와 미국 정도는 아니지만) .

무튼 엘살바도르 사람들이 장사 수완이 좋은 편이었다. 상업 영역을 넓히다보니 어느새 옆나라인 온두라스까지 진출. 그러나 온두라스의 터줏대감인 현지인들은 엘살바도르 장사꾼이 그리 좋게 보이진 않았을거다.

왜냐면 온두라스의 상인들이 먹을 파이는 10이었는데 하나씩 두개씩 외지인들이 가져가는게 보이니까.
그렇게 감정이 쌓이면서 어느새 1968년도가 되었고 마침 온두라스 VS 엘살바도르 축구 경기가 열린다.

당시 경기는 온두라스에서 열렸고...그간 쌓여왔던 분노를 엘살바도르 축구팀에게 뿜는 온두라스 국민들. 온두라스 축구팀의 숙소 근처에서 폭죽을 터뜨리거나 노래를 부르며 밤을 새웠다.

축구 결과는? 퀭한 엘살바도르팀.
결국 온두라스가 승리를 쟁취한다.

여기서 끝나면 다행이겠으나, 한 10대 엘살바도르 소녀가 경기 결과에 충격을 받고 총으로 자살까지 발생한다. 분노에 찬 엘살바도르 국민들. 소녀의 장례식장에는 대통령 이하 전 각료가 참석한다. 이렇게 소녀의 사건으로 전쟁이 시작된다.

그 후 또다른 축구 경기가 한번 더 열리는데, 관중석에 있는 양 국의 국민들에서 난투극이 벌어진다. 온두라스 방송 중계팀은 엘살바도르에 대한 공포, 증오를 큰 소리를 내며 표한다. 이에 각 국민들은 더 전투적으로 변해 일명 사람 사냥이 벌어지는 지경에 이른다. (어느새 역사공부ㅎㅎ)

다시 스튜디오 렌카의 이야기로 돌아오자.
전쟁이 시작되고 15~20년 정도가 지났을 시점에 스튜디오 렌카가 태어난다.
아직 전쟁의 불씨들이 남아 있어, 스튜디오 렌카의 유년시절은 평탄하진 않았다. 어렸을 때 그는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갔다. 불법체류자로 살면서 미국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예술 프로그램에 다니면서 예술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고 예술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그 이후 영국으로 가서 미술 교사를 하면서 밤에는 엘살바도르의 전통 옷을 입고 사진 작업을 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초상화에대한 관심이 커져 회화 작업을 시작했다.

스튜디오 렌카


그의 그림을 보면 자주 보이는 오브제가 있다. 바로 가방, 새. 그의 작품을 보면서 나만의 가방, 새의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moving in landscape 시리즈에서 난민들이 트럭에 가득 올라탄 모습을 볼 수 있다.

moving in landscape


과거 그도 그러한 모습이었을지 모른다.

그의 오브제(가방 & 새)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가방을 챙겼던 유년 시절의 한 장면을 그리고 새는 자유롭게 날고싶다는 그의 마음 혹은 평화를 표현하고 싶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에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검은 피부, 챙이 넓은 모자, 넓은 어깨가 특징이다.


손이 가슴위에 얹혀져 있는 그림이 종종 보이는데 작가의 의도는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뭔가 마음 한켠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느낌을 받았다.

렌카


전쟁이라는 경험을 했지만 그의 그림에서 밝은 색감을 통해 가슴 몽글해지고 희망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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